최근 블로그 유입키워드를 보니 정신맛집이나 일본여행 싸게 가는 법 등이 포진되어 있더라고요. 해서 포스트의 제목을 보면, 네 그렇습니다. 아니더라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베니떼 어떻게 좀 도움 좀 되어 보려고. 하핫!
올해 이른 여름쯤 혜진이를 홍대에서 만날 일이 있었는데 뭘 먹을까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갔던 La pizza. 단골 미용실 - 로즈 미용실 되시겠다 - 옆으로 삐져나온 POP를 보고 들어갔다. 별로 기대는 안했는데 홀딱 빠져서 홍대 나가는 그 여름에 너댓번은 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얼마전 혜진이가 La pizza 광화문으로 이사온다는 얘기를 해줬다. 하긴, 홍대에선 너무 썰렁했다. 요즘 홍대 기어다니는 95% 가량이 그냥 휩쓸려 다니는 사람들이니 - 나도 그 중에 하나 - 그 맛있는 피자를 누가 제대로 알아주겠어. 어쨌든 출근길 공사중인 베니떼(Venite - 이사오면서 이름이 바뀌었다)를 보면서 언제쯤 맛 볼 수 있을까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한달정도. 드디어 오픈한 베니떼, 때마침 1년동안 동고동락 고생한 우리 - we, us 가 아닌 김우리양 - 의 송별회 겸 점심식사 장소로 선택. 드디어 베니떼를 맛보다.
파스타 여섯종류와 피자 네가지 정도를 먹었는데, 피자는 홍대에서도 대부분 맛봤기 때문에 역시나 맛있는데 파스타 종류가 아주 일품이다. 요즘 좋은 재료 그대로를 먹는 식습관을 가지다 보니 집에서 만든 맛 - 조미료 없고 약간은 슴슴한 그런 - 의 피자와 파스타는 먹고 나면 속이 정말 편하다. 엄마가 요리를 하시다 보니 점점 혀끝이 청정지역으로 가고 있던 참에 아주 잘됐다.
금요일에 갔었는데 크리스마스가 있던 한 주에는 오픈기념으로 요일별 피자 - 점심엔 피자 두종류와 음료 세트가 준비되어 있음 - 와 파스타를 각각 5,000원에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한주 내내 베니떼에 밥사줘야 할 사람들을 데려가서 점심이건 저녁이건 깔끔한 화이트와인 한잔과 식사를 했다.
파스타 종류는
Aglio, olio e peperoncino 알리오 올리오 페퍼론치노
Amatriciana 아마뜨리치아나 - 매콤한 토마토소스와 베이컨의 펜네
Vongole 봉골레 - 많이들 알고 있는 조개와 올리브오일
Bolognese 볼로네제 - 흔히 알고 있는 미트볼 소소의 페투치네
Pescatore 페스카또레 - 해산물과 방물토마토의 담백한 스파게티
Quattro Formaggi 꽈트로 포르마지 - 4가지 치즈의 가래떡만한 펜네
피자 종류는
Patate Rosemarino 빠따떼 로즈마리노 - 감자와 로즈마리, 점심에만 맛볼 수 있음
Piccante 삐깐떼 - 토마토소스에 이탈리아 매운고추가 얹어져 있는데 화끈함
Funghi 풍기 - 토마토소스에 양송이 버섯만 얹어진 깔끔한 맛
Patate e Salsicce 빠따떼 쌀씨체 - 감자와 이탈리안 수제 소시지
Funghi e Salsicce 풍기 쌀씨체 - 토마토소스에 양송이버섯과 이탈리안 소제 소시지
Margherita 마르게리따 - 토마토소스와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로 심플하지만 베스트 메뉴
Maremonti 마레몬띠 - 참치와 양송이 버섯
Insalata e Gamberi 인쌀라따 감베리 - 새우와 양상추, 방울토마토의 샐러드피자
Insalata e Salmone 인쌀라따 살모네 - 연여와 양상추, 방울토마토의 샐러드피자
Quattro Formaggi 꽈트로 포르마지 - 4가지로 푸부한 치즈의 맛
큰 지도에서 Venite(베니떼) 보기
Venite
Italian homemade Past & square Pizza
http://lapizza.tavola.co.kr/
02-737-1027
여지껏 내가 썼던 그 어느 포스트보다 대단한 정성이다. 그정도로 베니떼는 추천하고 싶은 식당, 다 그렇지만 너무 유명해 져서 갈때마다 기다려야 한다면 좋으면서도 미워하겠지만 말이죠. 아, 슬슬 점심이 되어가는 휴일 오전의 끝자락,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요?
덧붙이는 이야기, 베니떼 점심은 우리와의 마지막 점심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이민 가거나 다시는 안볼 것 같은 분위기인데 그런건 아니고, 2010년 정말 수고 많았던 우리의 마지막 날이었다. 프로젝트 동고동락 하면서 중간에 유럽에 가서 자아발견과 유흥발견을 꾀하기도 했던 그녀. 고맙고 아쉬운 마음 가득 담아서 다같이 점심 먹었던 메뉴가 베니떼이다.
일을 하다보면 파트타임 업무를 담당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난다. 파트타임이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길게 - 그리고 하루의 오랜 시간을 - 같이하다 보니 이래저래 정도 많이 든다. 내가 상대방들에게 그닥 도움되는 부분은 없겠지만 원인 모르게 마음쓰고 챙기다 보면 또 초코파이가 되어 있다. 정주지 말아야 하는데 마지막 즈음 되면 괜히 아쉽고 또 보고싶고 그런다. 하나야, 해물찜 먹고 볶음밥 한판 먹으러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