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이 되면 1년간 사용하고 남은 연차가 물거품이 되어버리는데
남은 10여일을 모두 쉬진 못했지만 상당부분 휴가를 내어 뉴욕에 다녀왔지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뉴욕의 대부분을 까먹었지만 나에겐 사진이 있다.
왔다갔다 하는 비행기에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을 조각조각 읽었었는데
여행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나오고, 대부분 완전 내 얘기네 싶고 -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 중 하나는
비행기가 땅에서 뜨는 순간까지가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는 얘기. 난 그 순간만이 하이라이트.
하지만 비행기는 대부분 제 시간에 안뜨지요.
다들 시차적응 잘 했어요? 물어보는데 무뎌서 그런지,
평소도 밤낮 바꾸길 밥먹듯이 해서 그런지 시차적응을 도무지 경험할 수 없다는거..
뱅쿠버에서 트랜짓한 에어캐나다는 - 트래블석 좁은건 가난한 여행자에게 쩔수 없지요 - 좋았는데
늦은 밤 불 다 꺼진 비행기 안에서 지미 핸드릭스를 들으면서 태평양을 건넌건 좋았지요.
약속했던 컵라면이 기류이상으로 시간을 놓쳐 제공되지 못했던 것 정도? 하하
벤자민, 줴임스 등 영화도 몇편 봤지요. 좋아좋아
어쨌건 별탈없이 여정을 다 보내고 인천공항에 내렸을때 행색은
피곤에 찌든 츄리닝에 주렁주렁 비닐봉다리 정도? 정말 얼굴이며 후줄근하기가 엄청났다.
열흘 내내 뒹굴고 뒹굴고 가장 고생한 컨버스는 재활용센터에도 못가고 버려짐.
냄새야 말도 못하고 밑창은 다 떨어짐.
잘 돌아왔으며 다녀온 곳들 소개가 계속 되겠습니다.
제 시간에 뜨지 않는 비행기 옆에 앉아 있는 너의 아름다운 미모 옆에 있는 세금자유 빽이 유난히 돋보이는고나. 그 스튜디어스 전번이라도 따둘걸 덕분에 뇩에서 즐거웠다고.
ReplyDelete아름다운 외모에 반하여 시장서 골라골라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여인.
ReplyDelete그리고 보니 포스트에 그 에피소드가 빠졌었구나. 아 나의 열흘을 구한 생명의 은인!